코끼리 무덤 - GM 고호
코끼리무덤!!!! 나 키퍼링 연습 겸 한번 가봤는데 짧은거엿는데도 오타도 많이내고 @.@ 실수도 하고 어려웠다....
그치만 넘 재밌었음... 키퍼링의 재미.. 라는게.. 이런것일까요? 다음엔 해피엔딩으로...
그치만 넘 재밌었음... 키퍼링의 재미.. 라는게.. 이런것일까요? 다음엔 해피엔딩으로...
8:46PM(From 당당): 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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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구는 멸망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절멸했습니다.
시작은 하늘이 부쩍 흐린 날,
유건오 와의 기념일이었던가요?
그를 만나러 가던 중... 모든 게 시작되었지요.
지구 멸망의 날, 모든 생명체는 돌연 각자의 시간,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그리고는 수 초 내로 몸이 녹아내렸죠.
그렇게 불과 며칠만에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졌습니다.
재난은 우리에게 징조도, 대처할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
지금껏 그러했듯 말이예요.
그렇게 허무하게 멸망한 세계에서
고한율 , 당신은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왜 나만이 살아남았는지,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인지,
어딘가에는 나 외의 살아남은 생명체가 있진 않을지…….
대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을 되뇌며 당신은 홀로 이 1년을 버텨왔습니다.
녹다 만 시체가 가득한 거리.
열매 맺지 않는 땅과 길짐승 하나 나다니지 않는 텅 빈 세상.
거처를 옮겨가며 통조림 따위를 주워다 연명하는 생활에,
오늘도 달라진 바는 없어요.
그래요, 말마따나 오늘도,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일과를 모두 마친 밤중,
누군가가 당신의 집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요.


누구 없어요?
1년만에 들어보는 사람의 목소리
당신의 연인인 유건오 의 목소리입니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목소리는 분명, 유건오의 목소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유건오는 그때...

기준치: | 80/40/16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건 불가능합니다.
그야, 유건오가 죽는 모습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본 기억이 있는걸요.
자신을 보고 웃으며 다가오던 그가 녹아내리던 모습을...
유건오는 작년 그 날, 분명히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문 밖에서 말을 걸어오는건?

기준치: | 35/17/7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혼돈스러운 와중에도 문 밖의 소리는 계속 들려옵니다.
어떻게 할까요?
문 밖은 유건오일지 무엇일지 모르는 것이 있고
얼마 전 옮겨온 컨테이너 박스 내부에서는 여러 물건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 내부에는

도와줄 수 없나요?

(사람의 목소리... 심지어 제 연인이었던 이의 목소리에 굉장히 놀랐지만 말 한마디 하지 않은지 벌써 몇달 째.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 1년간 수십, 수백, 혹은 수천번.. 되감기한 비디오마냥 떠오르던 건오의 마지막 모습이 아른거려 일단 그대로 주변을 살펴봅니다.)


밖은 어둡고, 안은 밝은 탓에 외부의 풍경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와중에도 계속해서 문 밖의 소리는 들려옵니다.


(캠핑랜턴을 이용해 다시 볼까 싶지만... 일단 상자안을 살펴봅니다)
상자 내부에는 유랑 생활 중 모아온 식량이나 생필품 따위가 들어있습니다.

내용물을 뒤져보면,
유건오가 들고다니던 라이터가 있네요.
분명히.. 건오의 시체에서 챙겨둔 유품입니다.
자신의 연인이 죽었던 건 확실합니다.
문 밖의 것은 무엇일까요?


그런 와중에도 문 밖의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캠핑 랜턴을 이용해 창문밖을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창문 밖을 살펴보지만, 명확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인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는 실루엣
랜턴은 이 근방의 유일한 광원입니다.
태양열 전지로 작동되며, 버튼으로 끄고 켤 수 있습니다.
끈다면 밖과 다름없이 어두워지겠죠.

랜턴의 전원을 내리면, 집 안에는 완전한 어둠이 내리깔립니다.
동시에 문 너머에선-
무언가가 쓰러진 듯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 밖과 내부의 차이점... 빛과 어둠,
문 밖의 존재는 문을 열거나 하는 시도를 하지 않고 그저 구조를 요청했죠.
문 밖의 유건오는 문을 열 수 없었던 거예요.
이 안이 밝으니까.
꺼져가는 의식 속,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 한율은 다만 생각합니다.
지구 최후의 생존자의 말로가 이러하다니..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겨우 배를 채운 색채는 다른 먹잇감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이후로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세상은 망한지 오래고, 이야기의 주인공은 죽어버렸으니까요.
고한율, 당신은 모든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해볼건가요?

(컨테이너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한것같으니, 문 가까이 다가가서 바깥에 다른 소리는 나지않는지 살짝 귀를 대봅니다)

(당신이 알던 유건우의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호소합니다.)




제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정신을 차리니까.. 여기
안에 계신 분, 열어주실 수 없나요?

여기에서 깨어났다고요?


(주머니에 넣었던 라이터를 만지작거립니다) ...당신 혼자 있어요?

문 밖의 존재는 명확하지 않은 기억을 가진 듯 합니다.
과연 당신의 연인일까요?
분명히, 라이터를 그의 시체에서 가져온 기억이 있는데..
주머니 속의 라이터가 그가 죽었단 증거와도 같습니다.

안에 계신 분,




너무 많이는 기다릴 수 없어요... 동이 트기 전에..

?



그러긴 힘들것같아요.
서있는것만으로.. 힘들어서..
콜록,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안절부절하는 사이, 주머닛속 라이터를 다시 인지합니다.)
...

저기요?



모습...을 보기 전까진 힘들 것 같아요.

열어주세요.

(진짜 건오를)


문 밖의 무언가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립니다.
열어주지 않으실 건가요?


문 밖의 것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못하는 걸까요?

저기요?
괘, 괜찮으세요?



보여드리기가 힘이 들어서 그런데...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제발 살려주세요.
문 밖의 것은 계속 말합니다.
모습을 보여주시만 하면 얼어준다 했는 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데도 건오의 목소리는 한참이나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흔들리면 안 돼요.

알고 있으니까요,
문 밖의 저것이 무엇이든 간에...
당신의 연인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다는 걸요.
그리고...
당신의 연인은 고한율 이 살아남는것을 바랄 거란걸, 알고있으니까요.
귀를 틀어막고, 그러면서도 문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듣는 연인의 목소리를 떨쳐내지 못하다 보면...
갑작스레 정적이 찾아옵니다.
드디어 포기한걸까요? 사라진 걸까요?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무언가가 쓰러진 듯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한율은 어쩐지, 자신이 안전해졌음을 확신합니다.
문을 열어볼까요?
열지 않아도 좋습니다.

문을 열어보면...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보다도 좀 더 부패가 진행된 모습이네요.
연인의 몸을 빌어 찾아온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뭐,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당신은 살아갈 것이니까요.
유건오 가 바랐던 대로
벌써 동이 트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마트에서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크래커를 잔뜩 주워왔었죠?
들어가서 식사나 할까요.





(몇시간이 지났을지, 사실 세상이 이렇게 되고 난 뒤에 별로 상관없는 개념이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작정, 아무거나로 땅을 판 덕에 손은 엉망이 되었지만 건오가 들어갈만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제 연인이었던 건오 시신을 조심스럽게 파놓은 땅에 자리잡게 합니다, 부패한 덕에 애를 많이 먹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 합니다)
(건오 곁에 챙겨넣었던 크래커들을 전부 둡니다,)
(밤 동안 무언가를 상대하느라 비교적 풀어진 목소리로,)
우리 그날, 기념일이었는데... 아무것도 못 먹었어서...



(건오 위에 흙을 덮어갑니다)
(밤새 밝혀주었던 랜턴을, 건오가 묻히게 된 컨테이너 입구 근처까지 빛이 닿을 수 있을 위치에 켜둡니다)

(한참을 묻힌 자리 주변을 서성이고, 주머니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하루가 지나, 다음날 새벽 동이 틀 쯔음 그 곳을 떠납니다)
당신 덕에 연인은 뒤늦게라도 안식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이미 사라진 연인이지만, 지금의 당신을 본다면...
분명 당신의 상처난 손을 잡아주고 싶어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마 유건오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테지만, 당신이 무사히 살아남기만을 바라며 죽어갔을 것입니다.
한율이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다른 생존자를 만날 수 있겠죠.